패혈증 환자의 핵심 치료법으로 꼽히는 패혈증 묶음 치료가 주간에 비해 야간에 더 잘 시행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통상 야간 진료 수준이 주간보다 떨어진다는 다른 질병 연구들과는 상반된 결과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공태영(왼쪽), 유제성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공태영(왼쪽), 유제성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공태영 교수팀(유제성 교수)은 패혈증 묶음 치료 완성률에 있어 주간-야간의 차이를 살피는 다기관 관찰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ritical Care> 최신호에 논문으로 발표됐다.

그에 따르면 패혈증은 치명률이 높아 빠른 시간 내에 처치가 요구되는데, 묶음 치료가 사망률을 낮추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패혈증 묶음치료(Surviving Sepsis Campaign bundle)란 패혈증 환자에서 젖산 농도 측정, 혈액 배양 검사, 항생제수액 투여, 승압제 투여 등을 한꺼번에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201511월부터 201712월까지 전국 113차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내원한 패혈성 쇼크 환자 2,04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다. 환자의 응급의료센터 내원 시간대에 따라 주간-야간으로 나누어 패혈증 묶음 치료가 골든타임 내에 적절하게 시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야간 시간대 패혈증 묶음 치료는 주간에 비해 1.36배 높은 수행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단순히 주야에 따른 예후가 아닌, 환자 대비 의료 인력의 숫자와 연관이 있음을 확인했다.

전체 환자 수 및 응급의료센터 방문 환자 수는 야간보다 주간에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의료진 1인당 환자 수가 감소하는 시간대인 0~8시까지는 패혈증 묶음 치료의 수행률(평균 36%)이 크게 증가한 반면, 의료진 1인당 환자 수가 많은 9~18시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행률(평균 28%)을 나타냈다.

연구를 주도한 공태영 교수는 그간 국내외 많은 연구에서 야간 중증응급질환의 진료 수준이 주간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야간에 감소되는 의료 자원의 양과 해당 중증 응급 질환의 전문 의료진 부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 교수는 이 연구는 야간에 패혈증 치료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단순히 해석돼서는 안되며, 패혈증 묶음 치료와 같이 표준화된 치료 방법이 확립된 부분에는 의료 인력의 고도화된 전문성보다 환자 대비 의료 인력의 숫자가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중환자실 운영 및 응급의료 체계 개선에 있어 의료 인력의 충원은 전문성을 높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라며 단순하고 일괄적인 개선보다는 개별 치료 분야에 맞는 맞춤형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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