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T 2022] EPIC-STEMI, 고강도 스타틴 복용 일차 PCI 받은 환자 대상
6주째 LDL-콜레스테롤, 프랄런트군이 대조군보다 22% 더 감소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급성 ST분절 상승 심근경색(STEMI) 환자 치료전략으로 초기부터 PCSK9 억제제를 병용한 적극적 지질저하 치료에 무게가 실렸다.

일차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기 직전 고강도 스타틴과 사노피의 PCSK9 억제제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를 병용한 급성 STEMI 환자군의 LDL-콜레스테롤 감소율은 고강도 스타틴만 투약한 이들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고강도 스타틴과 프랄런트 병용요법을 통한 초기 적극적 지질저하치료가 급성 STEMI 환자의 장기간 심혈관 예후를 개선하는지 판단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지만, LDL-콜레스테롤 추가 감소를 통해 많은 환자가 임상적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PIC-STEMI로 명명된 이번 무작위 이중맹검 연구 결과는 지난달 16~19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관상동맥중재학회 연례학술대회(TCT 2022)에서 공개됐다.

PCSK9 억제제 병용 시 죽상경화반 안정화 촉진

전 세계적으로 급성 STEMI 환자는 LDL-콜레스테롤 수치와 관계없이 고강도 스타틴을 초기에 시작하는 것이 표준 치료전략이다. 이때 주요 연구에서는 고강도 스타틴과 함께 PCSK9 억제제를 병용하면 죽상경화반 안정화를 추가로 촉진할 수 있다고 보고한다.

스타틴을 복용 중인 관상동맥질환 환자 대상의 GLAGOV 임상3상 결과, 암젠의 PCSK9 억제제 레파타(에볼로쿠맙)를 더하면 죽상경화반이 1% 퇴행했고 위약군과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PACMAN-AMI 무작위 임상연구에서는 PCI를 받은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게 고강도 스타틴과 함께 프랄런트를 투약한 결과, 스타틴 단독요법 대비 죽종용적비율이 1년 이상 개선돼 관상동맥 경화반 퇴행 효과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LDL-C 55mg/dL 미만 도달률,

프랄런트군 92.1% vs 대조군 56.7%

EPIC-STEMI는 급성 STEMI 환자가 일차 PCI를 받기 직전 초기 치료로서 고강도 스타틴과 함께 PCSK9 억제제를 시작할 경우 LDL-콜레스테롤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연구에는 일차 PCI를 받은 급성 STEMI 환자 68명이 포함됐다. 연구 시작 당시 97명 환자를 등록했으나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없었던 환자 29명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전체 환자군은 초기 치료로 고강도 스타틴인 아토르바스타틴 40~80mg 또는 로수바스타틴 40mg을 복용하면서 프랄런트 150mg 피하주사한 군(프랄런트군)과 가짜약을 투약한 대조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프랄런트와 가짜약은 등록 당시 LDL-콜레스테롤과 관계없이 일차 PCI 전 처음 주입한 이후 2, 4주에 투약했다. 1차 목표점은 최대 6주째 LDL-콜레스테롤 감소율로 설정했다.

분석 결과, 45일(중앙값)째 LDL-콜레스테롤은 프랄런트군이 2.97mmol/L에서 0.75mmol/L로 72.9% 감소했다. 대조군은 2.87mmol/L에서 1.30mmol/L로 감소했으며 감소율은 48.1%였다. 프랄런트군과 대조군의 평균 감소율 차이는 22.3%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P<0.001).

이어 유럽심장학회·동맥경화학회(ESC·EAS)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인 1.4mmol/L(55mg/dL) 미만 도달률은 프랄런트군이 92.1%였지만 대조군은 56.7%에 그쳤다(P<0.001).

등록 당시보다 LDL-콜레스테롤이 50% 이상 감소한 환자는 프랄런트군 89.5%, 대조군 60%였다(P=0.007).

첫 치료 이후 24시간 이내 LDL-콜레스테롤은 대조군보다 프랄런트군이 약간 더 빠르게 감소했다(-0.01 mmol/L/hour, P=0.03).

하지만 미국 심장학계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인 70mg/dL 미만 도달률은 프랄런트군 94.7%, 대조군 83.4%로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26).

또 심실 재형성을 보여주는 나트륨 이뇨펩타이드와 염증성 바이오마커인 고감도 C-반응단백의 6주차 변화도 치료에 따른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PCSK9 억제제 병용, 장기간 심혈관 예후 개선 평가한 연구 필요"

이번 연구는 급성 STEMI 환자는 일차 PCI를 받기 전 PCSK9 억제제 병용요법을 초기부터 시작해 적극적인 지질저하치료를 시행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캐나다 맥마스터대학 Shamir R. Mehta 교수는 "연구에서 진행한 초기 적극적 지질저하치료를 임상에 적용하면, PCSK9 억제제를 통해 더 많은 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을 추가로 감소시켜 실질적으로 이환율과 사망률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며 "고강도 스타틴과 PCSK9 억제제 병용요법의 장기간 치료가 급성 STEMI 환자의 심혈관 예후를 개선하는지 판단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단, 이번 연구는 규모가 작다는 점과 PCSK9 억제제의 고비용 문제는 한계점으로 지목된다. 

Mehta 박사는 "PCSK9 억제제가 임상에 광범위하게 적용되지 않아 가장 혜택을 얻을 수 있는 환자에게 약물이 투약되지 않았다"며 "고위험군을 긴급하게 치료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환자를 놓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PCSK9 억제제의 고비용 문제도 치료 장벽"이라면서도 "그럼에도 과학적 측면에서 이번 연구에서 평가한 치료전략이 심혈관계 사건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연구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계에서는 STEMI 또는 비STEMI 입원환자 약 4000명을 대상으로 표준 지질저하치료 대비 PCSK9 억제제 조기 치료의 예후를 비교하는 연구가 시작될 예정이다. 

또 급성 심근경색 입원 환자 대상의 EVOLVE MI 연구에서는 표준 지질저하 치료에 레파타를 더한 치료전략이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동맥 혈관재생술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에 미치는 영향을 3~4년에 걸쳐 조사하고 있다. 연구는 2027년 4월 종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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