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바이오, 최근 돼지 췌도를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 승인
식약처, 이종이식 제제 품질 비임상∙임상 평가 가이드라인 마련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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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이식’, 국내서도 그 첫걸음이 시작됐다.

제넨바이오는 지난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무균돼지 췌도를 1형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1상시험을 최종 승인받았다.

이종 췌도는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는 1형 당뇨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다른 고형 장기와는 다르게 장기 자체가 아닌 세포를 이식하기 때문에 이종장기 분야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승인은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이종이식학회(IXA) 등 국제 기관 기준을 준수한 이종췌도이식 임상시험이다.

제넨바이오와 가천대 길병원이 함께 수행하며, 서울대학교 바이오이종장기개발 사업단 출신 연구진들도 협업할 예정이다. 

제넨바이오는 이번 임상시험을 위해 구축한 길병원 내 이종췌도 세포치료제 제조소에서, 무균돼지 췌도를 환자에게 투여 가능한 세포치료제로 제품화 해 길병원에 제공하게 된다.

앞서 진행된 비임상시험에서 제넨바이오는 무균돼지 췌도를 이식 받은 영장류 당뇨 모델이 이식 전과 비교해 유의미한 인슐린 요구도 감소를 보여, 유효성면에서 국제 임상시험 진입 조건을 충족했다. 

더불어 국제 기관에서 제시하는 기준 및 대한감염학회 자문을 통해 확립한 국내 안전성 기준에 부합한다는 점이 입증됐다.

향후 임상시험이 시작되면 무균 돼지의 이종췌도를 1형 당뇨병 환자 2명에게 이식하고, 2년간 추적 관찰하며 이종췌도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게 된다. 이상반응,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도 함께 진행된다. 

제넨바이오와 길병원은 한국당뇨협회 김광원 회장(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을 임상시험책임자로, 2023년 상반기 중으로 길병원에서 임상시험을 개시하고 임상시험 대상자를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제넨바이오 외에도 이중췌도이식 임상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회사로 옵티팜이 꼽힌다.  

옵티팜은 유전자가 변형된 다중형질전환돼지에서 췌도를 분리해 내 영장류에 이식하기 위한 실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중형질전환돼지 연구를 통해 옵티팜은 돼지 1마리에서 사람 1명에게 이식할 수 있는 충분한 양과 안정적인 크기의 췌도 세포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옵티팜은 90% 이르는 높은 세포 생존율을 확보해 세포가 죽은 뒤 배출하는 내독소(엔도톡신) 수치를 낮췄다. 또 이식된 췌도에서 인슐린이 잘 분비하는지를 보는 기능 평가에서도 기준치를 넘겼다. 회사 측은 지난해 해당 연구결과를 이종장기 전문지(Xenotransplantation)에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옵티팜은 해당 연구결과를 토대로 설치류 실험을 거쳐 현재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에 식약처도 이종이식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며, 적극 지원에 나선다는 모양새다. 지난 10월 식약처는 이종이식제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품질 관리, 비임상·임상 시험 평가 시 고려할 사항을 안내하는 '이종이식제제 품질, 비임상 및 임상 평가 가이드라인'을 마련 및 배포했다.

식약처는 최근 이종이식 관련 개발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최신 해외 규제현황과 조화된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이종이식제제 관리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은 △이종이식제제 품질 관리, 비임상·임상 시험 시 고려사항 △이종이식제제 개발을 위한 원료동물 사육·관리 시 고려사항 등이다. 또 (품질)특성 분석과 감염성 인자 시험방법, (비임상)이종이식제제 면역거부 등 실험동물의 반응성, (임상)이식 관련 주요 안전성 평가항목, (원료)원료동물 감염원 관리 등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안내서가 이종이식제제 개발 시 시행착오를 줄이고 안전하고 효과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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