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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대 이영미 교수 “의사 비난 정서, 환자 치료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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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대 이영미 교수 “의사 비난 정서, 환자 치료에 악영향”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5.06 0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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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A TV 출연..."의대 정원 증원 사태로 의사 정체성 흔들려"

[의약뉴스] 의사들이 ‘의대 정원 증원’ 사태로 정부에 겁박당하고 언론에 조롱당하면서 '정체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이번 사태로 야기된 ‘의사 비난 정서’로 환자 치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다.

고려의대 이영미 교수는 최근 KMA TV가 진행한 ‘현안진단-의료갈등 시대의 의료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 이영미 교수.(KMA TV 화면 캡쳐)
▲ 이영미 교수.(KMA TV 화면 캡쳐)

먼저 이 교수는 ‘환자 중심 의료’에 대해 “과거 의사가 중심적으로 판단하고 치료의 방향을 제시한 것과 달리, 의사와 환자가 파트너십을 이룬다는 것이 핵심 개념”이라며 “의사가 환자의 질병이나 증상 외에도 정서, 정신, 사회경제적 측면까지 파악하고 돌보겠다는 개념이 환자 중심 의료”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환자 중심 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를 바탕으로한 치료적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면서 “환자와 의사의 관계가 처음부터 틀어져 있으면 시작할 수 없으며, 인간 대 인간으로 존중하고, 선입견이나 편견을 버리고 서로의 의사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의대 정원 증원’ 사태로 환자와 의사 사이의 신뢰가 붕괴됐다는 것이 이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의사와 환자가 한 팀이라는 인식이 중요한데 현 상황에선 신뢰가 많이 깨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사와 환자 간 치료적 동반자 관계가 깨지면 의사 처방에 대한 환자 순응이 떨어지고, 불만족으로 인한 닥터 쇼핑도 발생한다”며 “이렇게 되면 치료 효과가 떨어져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고, 시간을 낭비하게 되며 환자가 받는 스트레스가 커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교수는 과거와 같은 도제식 교육이 아닌 선진 의학교육을 위해선 충분한 역량을 가진 교수가 지금보다 더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의대교육과 지금의 의대 교육은 다른데, 당시 요구했던 의사상과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의사상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과거에는 의료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치료할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환자를 어떻게 돌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강조되는 것은 의료시스템과학으로,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에 의료시스템과학을 더해 환자를 좀 더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돌볼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선 미래 의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단순한 강의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저학년 때부터 임상뿐만 아니라 여러 사회적 이슈, 인류적인 문제, 프로페셔널리즘까지 종합적으로 토론하면서 교육해야 하는데, 이런 교육은 1대 1 또는 소규모 교육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많은 교수 인력뿐만 아니라 행정적 지원이 필요한데, 의대 정원이 증원되면 얼마나 많은 교수를 확보해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양질의 선진적인 의학교육을 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수의 교수가 필요하다”며 “의대생과 전공의를 지도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춘 의대교수를 확보할 수 있는지, 충분한 연구역량과 기초교육을 할 수 있는 기초의학 교수들은 어디서 모셔올 것인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더해 이 교수는 의대 정원 증원 사태로 전공의뿐만 아니라 의사들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의 정체성에는 자율성을 가진 전문가가 있는데, 자율성이 박탈되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책임감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통해 의사는 정부에 겁박당하면서 자율성이 박탈됐고, 언론에 의해 조롱당하고 악마화됐다”며 “이제 의사들에게 남은 것은 당혹감, 좌절감, 무기력감인데, 이런 상황에 의한 트라우마를 의대생, 전공의들이 어떻게 극복할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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