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책연구소 자체 플랫폼 개발 및 의료기관 관리 제시
업계 "비대면진료 보조 수단 공감...초진도 허용 검토해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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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비대면진료 제도화 급물살에 의료계 촉각...구체화 방향은
②비대면진료 플랫폼 운명은...의료계 배제·시장성 쟁점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정부가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공식화함에 따라 비대면진료 핵심인 플랫폼이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지 주목된다.

의료계는 기존 플랫폼을 배제해 비대면진료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급증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서비스와 수요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최근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에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포함하며 일차의료중심 비대면진료 육성 의지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비대면진료에 대한 의협 입장 변화에 따른 대응 플랜안을 제시했다.

최근 의협은 비대면진료에 대한 '원칙적 반대' 입장에서 의협이 주체가 돼 논의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연구소에서 제시한 대응 플랜은 △원격의료 반대 △의료인간 원격의료 활성화 △의사·환자 간 원격 모니터링만 찬성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진단 및 처방) 찬성 등 4가지다.

특히 원격진료를 찬성하는 플랜안에서는 의협이 주도권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의협 주도로 원격진료 전용 플랫폼을 개발 및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현재 의료기관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지만, 적정한 수의 이용자를 확보하면 유료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부가 원격진료 전용 플랫폼에 재정지원하고, 의협이 개발 전단계에 참여해 관리하면 원격진료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원격진료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의협이 운영 및 관리하면 원격진료 참여 의료기관 신청과 인증을 의협이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무분별한 원격진료 증가를 막고 지역 내 원격진료 제공 의료기관의 적절한 수 관리가 가능해진다. 매년 원격진료 시행 의료기관을 평가해 인증에 대한 연장 또는 취소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플랫폼 개발이 구체화된 것이 없으며 논의할 모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현재 나와있는 비대면진료 플랫폼과는 결이 다르다는 입장도 밝혔다.

원격의료대응TF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연구 내용 중 일부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 참고서 개념으로 논의해갈 것"이라며 "의협이 주도하는 플랫폼은 정의가 내려지지 않았고, 상황에 따라 논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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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박수현 홍보이사도 "초진은 안 되고, 대면진료가 원칙이며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환자들이 무작위로 선택하는 플랫폼과는 결이 다르다"며 "지극히 보조수단을 위한 것이지만 구체화된 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면진료 논의 과정에서 기존 플랫폼은 배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비대면진료 산업화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의료계 "초진 절대 불가" vs 플랫폼 업계 "비대면진료 효과 반감"

현재 민간에서 개발한 비대면진료 관련 플랫폼은 20여 개를 넘어섰다. 독자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서비스도 확충함에 따라 경쟁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닥터콜'을 운영하는 라이프시맨틱스 송승재 대표는 "시장에 여러 플레이어가 있다는 것은 전체 파이를 커지게 하고, 시간이 지나면 많은 서비스가 공존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며 "몇가지 서비스로 정리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비대면진료 논의가 이전보다 속도를 내고는 있지만 오진, 의약품 배송 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나온다.

송 대표는 "막 진입한 회사들은 섬세한 룰을 잘 모르고 자본논리로 움직일 수 있다. 배달전문약국 등 논란도 마찬가지"라며 "감염병이 끝나면 근거법이 일몰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법제화할 수는 없어도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랫폼계는 의료계가 강조하고 있는 대면진료 원칙, 비대면진료 보조에는 동의하지만 초진환자 진료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송 대표는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질환을 비대면진료로 케어하지 않는다"며 "다만 의료기관을 처음 이용하는 사람만 초진으로 보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가 열이 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상담에 대한 영역도 초진으로 이어진다. 비대면진료로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반감시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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