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디베이트 세션에서 논쟁
서성환 교수 "DPP-4 억제제, CV·신장 안전성 확보 및 CKD도 사용 가능"
이은정 교수 "TZD, SGLT-2 억제제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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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포도당 재흡수를 막아 혈당 조절은 물론 체중 및 혈압 감소 등의 장점이 있어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처방하는 SGLT-2 억제제. 

베링거인겔하임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아스텔라스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 등이 여기에 속한다.

5월 12~14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SGLT-2 억제제에 DPP-4 억제제와 티아졸리딘디온(TZD)를 추가했을 때 어떤 약제가 더 효과적인지를 논쟁하는 세션이 진행했다.  

동아대병원 서성환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MSD 자누비아(시타글립틴), 베링거인겔하임 트라젠타(리나글립틴), 아스트라제네카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 등 DPP-4 억제제를 SGLT-2 억제제에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대병원 서성환 교수가 SGLT-2 억제제에 DPP-4 억제제를 추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동아대병원 서성환 교수가 SGLT-2 억제제에 DPP-4 억제제를 추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서 교수 주장의 첫번째 근거는 DPP-4 억제제가 TZD 등의 다른 약제보다 베타(β)세포를 보호하는 데 앞선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당뇨병은 결국 베타세포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 출시된 경구용 약제를 봤을 때 DPP-4 억제제와 TZD가 베타세포에 대한 기초 데이터를 쌓고 있다"며 "DPP-4 억제제가 베타 세포 자체의 인슐린 분비 능력을 늘리는 면에서는 TZD보다 앞선다"고 주장했다.

이어 "SGLT-2 억제제를 쓰는 환자에게 초기에  DPP-4 억제제를 병용한 VERIFY 연구에서도 이를 입증했다"며 "서양보다 아시아에서 더 좋은 효과를 보였는데, 당화혈색소(A1C)가 서양은 약 0.7% 감소했지만,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1% 이상 감소했다. 특히 A1C가 높은 환자에서 더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혈당 변동성에 효과적이라는 점도 DPP-4 억제제를 추천하는 이유라고 했다. 

A1C 수치가 일정했을 때와 들쑥날쑥했을 때의 합병증은 다르다는 것. 혈당이 너무 높거나 낮은 상태가 계속 반복되면 혈관내피세포 기능부전, 혈전증, 플라그 불안정성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동아대병원 서성환 교수가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병용이 더 효율적이라는 발표를 하고 있다. 
동아대병원 서성환 교수가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병용이 더 효율적이라는 발표를 하고 있다. 

서 교수는 "DPP-4 억제제는 약제 기전상 글루카곤과 인슐린에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초기에 사용하면 혈당 변동성을 좋게 만들어 준다"고 발표했다. 

서 교수는 안전성을 DPP-4 억제제의 또 다른 장점으로 꼽았다. 

CAROLINA나 CARMELINA 연구 등을 통해 설포닌유레아(SU)와 비교해도 열등하지 않음을 입증했고, 만성신장병 환자 1만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한 덕분이다. 

서 교수는 "DPP-4 억제제는 SU, 메트포르민, TZD 등보다 많은 안전성 입증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편리하게 처방할 수 있고, 처방 이후 잊어도 좋을 만큼 부작용이 적다"며 "TZD와 비교하면 신장 혜택과 안전성은 물론 심혈관 아웃컴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는 각기 다른 매커니즘으로 A1C를 잘 떨어뜨리고, 두 약제 모두 저혈당에 대한 걱정이 없다. 게다가 하루 한번 복용하면 된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DPP-4 억제제보다 TZD가 더 효과적

SGLT-2 억제제의 최적 조합은 TZD라고 주장하고 나선 사람은 강북삼성병원 이은정 교수(내분비내과)였다.

이 교수는 SGLT-2 억제제에 액토스(피오글리타존), 듀비에(로베글리타존) 등 TZD 약제를 추가한 연구를 제시하면서 A1C 및 체중 감소 효과가 DPP-4 억제제에 뒤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012년 Diabetes Car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포시가(5mg, 10mg)에 피오글리타존(30mg)을 추가했을 때 A1C가 포시가 5mg 0.41%, 10mg 0.67% 감소했다. 체중 감소도 포시가 5mg 1.64kg, 10mg은 2.03kg 줄었다. 

또 피오글리타존과 메트포르민을 쓰는 환자에게 자디앙을 추가한 EMPA-REG PIO 연구에 따르면 76주 이후 A1C가 자디앙 10mg 0.62%, 25mg 0.72% 감소했다. 체중은 각각 2.1kg, 2.5kg 줄었다. 

이은정 교수는 TZD가 SGLT-2의 최적의 조합이라고 주장했다.
이은정 교수는 TZD가 SGLT-2 억제제의 최적 조합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피오글리타존+메트포르민을 사용하는 환자에게 인보카나를 추가했을 때와 슈글렛에 피오글리타존을 추가한 SPOTLIGHT 연구에서도 A1C와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며 "A1C 감소 범위는 DPP-4 억제제가 0.5~1.0%인데 반해 TZD는 0.5~1.4%일 정도로 넓다"고 말했다. 

앞서 서 교수는 SGLT-2 억제제의 강점으로 심혈관 혜택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TZD도 심혈관 혜택이 SGLT-2 억제제보다 뒤지지 않는다고 반격했다. 

이 교수는 "TZD는 PROactive 연구를 통해 2차 심혈관 이벤트를 예방하는 것을 이미 입증했다"며 "2005년 당시 1차 목표점이 절단이나 다리 혈관재형성 등이라 눈여겨 보지 않았지만, 요즘 1차 목표점에 해당하는 당시 2차 목표점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비치명적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16%나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놀라웠던 것은 이전 뇌졸중이 있던 환자에서 심혈관 1차 목표점을 47% 예방했다는 점이다. 특히 뇌졸중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피오글리타존을 먼저 쓰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무작위대조군(RCT) 연구와 관찰연구에서 TZD 사용 시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게 심부전 위험이 올라간다는 점은 인정했다. 

TZD,  NAFLD와 NASH 지표 개선에 효과

이 교수가 TZD를 지지하는 이유에는 신장보호와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개선 효과도 포함돼 있다. 

TZD가 알부민뇨를 줄인다는 메타분석이 많고, TZD 자체가 근위세뇨관세포(proximal tubule cell)에서 SGLT-2와 SGLT-1의 발현을 증가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또 동물모델에서 TZD로 치료했을 때 외피-간엽세포 이행(Epithelial-to-Mesenchymal Transition, EMT)을 감소시킨다는 주장도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피오글리타존은 간섬유증을 감소시켜주지는 못했지만, PIVENS 연구에서 NAFLD 환자의 간엽 염증이나 간세포성팽창을 향상시켰다"며 "일본에서 슈글렛과 피오글리플로진 병용군과 슈글렛 단독군을 비교했을 때 병용군이 간지표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차봉수 교수(내분비내과)팀이 발표한 연구에서도 TZD가 체중감소와 지방간 및 NASH 지표를 향상시켰다. 

이 교수는 "혈당을 떨어뜨리고, 체중감소와 신장과 심혈관 혜택이 있는 SGLT-2 억제제와 TZD는 최고의 조합"이라며 "두 약물을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빨리 급여화돼야 한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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