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과학회, 코로나19 대응 의료체계 정비 제안문 발표
BA.4·BA.5 변이로 올해 소아청소년 코로나 환자·사망자 급증..8월 유행 정점 예상
"소아청소년 코로나 환자, 성인과 다른 특성..이를 고려한 병상배정과 의료진 확보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코로나19 BA.4·BA.5 변이 유행이 정점에 달하는 8월에 소아청소년 환자 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대비하기 위한 충분한 진료병상과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소아청소년과학회로부터 제기됐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이사장 김지홍)는 10일 'BA.4, BA.5 코로나19 대응 의료체계 정비에 관한 제안문'을 발표했다.

2022년 초부터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으로 소아 환자 발생이 증가해 8월 3일 0시 기준 0~19세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총 497만 5813명에 달한다. 이는 이 연령대 인구의 58.6%에 해당한다. 또한, 최근 일일 전체 신환자의 15~20%가 18세 이하 환자로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0-19세 연령군의 누적 사망 환자수는 8월 3일 기준 41명으로, 2020년 1월부터 2022년 3월 2일까지 총 6명이었던 것에 비해 2022년 3월 3일부터 8월 3일까지 35명이 사망해, 현재 0~19세 총 사망환자의 85%가 지난 5개월 동안 발생했다.

특히 BA.4·BA.5 변이로 인해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이르는 8월에는 소아청소년 환자수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유증상 감염자와 중증환자가 늘어나며, 이들의 진료 요구도 증가해 소아청소년 의료체계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학회는 "국내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적절한 대응 시스템의 재점검이 매우 절실한 시점"이라며 "소아 진료체계를 현장에서 직접 담당하고 있는 소아감염 전문의와 보건당국이 긴밀한 협조체계를 마련해 정확한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비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학회는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진료 병상과 진료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소아청소년 환자는 스스로 증상을 호소하기 어렵고 건강 및 일상 관리가 불가능해 입원 시 보호자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호요구도 또한 높아 성인과는 다른 의료적 특성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양한 성장발달 단계를 보이며 기저질환도 성인과 차이가 있어, 소아청소년 특성을 고려한 병상 배정과 의료진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현재 전공의 부족으로 인해 3차 의료기관, 지방 의료기관에서 소아청소년 응급실과 중증환자 병상의 정상적인 가동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므로, 전담 전문 의료인력 투입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학회는 중증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의료시스템의 확보를 위하여 지역별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진료 가능 병상과 의료인력 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원 치료를 비롯하여 응급 및 중환자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제때에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선제적인 점검과 신속한 대응책 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소아청소년과학회는 코로나19 원스톱 진료가 소아청소년 환자에게도 원활하게 제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회는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환자는 격리 중이라도 의료기관에서의 진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재택 치료와 외래기반 진료를 활성화하고, 환자 이송 및 의뢰, 응급의료 지원 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해야 한다. 재택 또는 외래 기반의 진료가 가능한 경증의 소아청소년이 쉽게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면서도, 상급 의료기관에서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 적절히 진료를 의뢰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가 정비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이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어느 정도는 마련되어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원활히 작동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학회는 "소아청소년 환자 코로나19 원스톱 진료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1차 의료를 담당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들도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보험 정책, 비용 지원 및 보상 등의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게 보완되어야 한다"며 "혈액검사, 흉부방사선 검사, 간단한 수액치료 등이 필요한 경우, 이를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는 지역기반 시설 및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택치료 또는 외래 기반 진료 중에 갑자기 악화 소견이 발생하는 중증환자의 경우 빠르게 응급실이나 2-3차 기관으로 이송, 연계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조정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학회는 코로나19 환자의 급증기에도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닌 소아청소년의 건강과 관련된 필수 의료체계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건당국에 당부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