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방역 완화, 학생 선제검사에 '갸우뚱'…의료계 의견 안 듣나, 못 듣나

3.9 대선 앞두고 오미크론 확산에도 방역 완화 조치, 정확도 떨어지는 자가검사 권고에 '우려'
대선 후보들 앞다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공약으로 내세워…대선 이후에도 혼란 이어질 듯

조운 기자 (good****@medi****.com)2022-02-19 06:09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늘어나는 확진자 숫자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고, 새 학기 정상 등교 추진을 위해 학생 선제검사 등을 추진하는 정부 방침에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사적모임 6인, 영업시간 오후 9시'로 제한하는 현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영업시간 오후 10시로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같은 조치는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있는 다음 달 13일까지 약 3주 간 적용된다.

늘어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정부도 고심 끝에 내린 고육지책이지만 일일 확진자가 10만 명을 돌파한 현시점에서 이 같은 거리두기 완화 방침에 대해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다가 지난 16일 자진 사퇴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지침에 대해 "유행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완화가 가능하다고 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 자체가 앞으로의 유행 규모에 매우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사실상 정부 측에서 자문위원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속에 이 교수는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최근 2~3주 동안 매우 많은 방역적인 변화가 있었는데 거의 회의를 못 했다"며 "그만큼 보건복지부나 중수본이나 중대본, 또 방대본이 다 바쁘고 어쩔 수 없이 뛰어다니는 상황이었긴 했지만 의견을 전달하기가 상당히 힘든 구조로 갔었다"고 설명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 역시 18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번 거리두기 완화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접촉하고 전파가 되기 때문에 확진자가 더 일찍 정점을 찍고 많이 나올 수 있다"며 "방역 완화의 시그널로 이어져 방역 수칙 준수율이 떨어지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신규 확진자 폭증은 의료시스템 붕괴뿐만 아니라, 사회 필수 유지 기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이런식으로 하면 3월 확진자가 폭증하고 재택 치료자도 100만 명 이상 누적돼 3월 9일 대선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중요한 시기에 거리두기 완화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꼬집었다.

지난 16일 교육부가 3월 새 학기 정상 등교를 추진하기 위해 내놓은 주 2회 학생 선제검사 방안에 대해서도 의료계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이 선제검사 방법으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교직원에게 주 1~2회 신속항원검사(RAT) 자가검사키트 선제검사를 권고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는 즉각 해당 방침이 ‘아동학대’에 지나지 않는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자가 검사의 검체 채취 부위인 코는 바이러스 증식이 적고, 콧물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아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교육부의 자가검사키트 선제 검사는 일종의 '콧물 수집'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 회장은 "소청과의사회는 의원에서 긴 면봉을 이용해 후비인두벽 세포를 긁어서 이뤄지는 RAT 검사와 달리 선별진료소나 집에서 면봉으로 코를 살짝 후벼서 하는 자가검사는 사실상 정확한 검사 결과를 알 수 없다"며,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내과 의원은 신종플루 이후로 10년 넘게 RAT를 해왔으며 이로 인한 검사 결과가 신뢰할만 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자가 검사에서는 7번까지 음성이 나왔다가, 의원에서 검사하면 양성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최근 정부가 내놓는 방역 지침들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정부 조치에 아쉬움을 표합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3차 접종자에 한해 24시까지 영업 가능하도록 상향하는 안을 재고해주시길 정부에 다시 한 번 요청드립니다"라고 요청했다.

앞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비과학적 방역패스 철회, 9시 영업제한 철회, 아동청소년 강제적 백신접종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대선 후보들이 길어지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한 방역대책 마련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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